“와 안대노?!!”

양은진 / 세무사, 동서대 글로벌경영학부 겸임교수

지인에게서 들은 1년도 더 된 이야기다. 폭설로 인해 제주공항에 7천명의 승객이 사흘간 발이 묶여있을 때 얘기니, 2018년 1월이었나 보다. 승객들은 숙소를 못 구해 공항노숙도 했다. 간신히 운항이 재개되었는데 수도권행 여객기가 두편 먼저 편성되기 시작하자 부산사람들이 난리도 아니었단다…“제2의 도시 부산, 부산갈 비행기가 왜???” 늦게 편성되어야 하느냐는 것. 어떻든 수도권행 서너대 뜨고야 김해공항편이 편성되었단다. 그런데 막상 탑승해보니 반도 차지 않아 비행기는 텅텅 빈 좌석으로 왔다고. 드센 부산 억양으로 “와 안대노?! 와!!”했을 거라 짐작하면서, 지인의 전언을 듣던 자리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런 에피소드에서 어떤 이는, 효율과는 담 쌓은 채 자존심만 남은 부산의 욕심을 볼지도 모른다.
효율은 좋다. 그 효율을 오랫동안 추구해온 관성대로 쭉 가면 닥쳐올 결과를 “2050년에서 보내는 경고”가 발언한다. 국회미래연구원의 중장기 미래예측보고서 “2050년에서 보내온 경고” 는 2050년 수도권 집중도가 현재(2015년)의 49.5%를 넘어 진격하리라 한다. 저출산 고령화로 한국의 인구는 줄어드나, 인구 10명중 6명은 수도권시민이다. 수도권 중심의 이주로 인해 수도권의 아파트는 50층 이하를 찾아보기 힘든 고밀도 초고층을 자랑하게 된다. 그 이면에 지방의 낙후한 부도심아파트는 재개발도 안되어 슬럼이 된다.
초고밀도시의 삶은 최악의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선사할 것이다. 초고밀 개발은 기후 변화에 부정적이다. 초고층 탑상형 아파트는 중, 저층 아파트에 비해 온실가스를 2,3배 높게 배출한다. 생각해보라. 엘리베이터와 냉난방시설이 과도하게 이용되고 인공장치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초고층아파트는 에너지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다. 교통량 증가와 녹지공간 축소는 또 어떤가. 에너지 사용을 줄여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여야 기후 변화도 막을 수 있다. 수도권은 기후 변화 대처에 역행하는 최악의 도시가 된다.
효율을 추구하며 관성대로 가면 저출산 고령화의 타격이 집중될 지방은 소멸의 위기를 맞는다. 2018년 현재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89개(39%)가 소멸위험지역이라 한다. 부산의 중 구도 소멸위험지역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있으나, 이명박정부 당시 국토이용의 효율화 방안이란 이름하에 수도권 규제 완화를 하면서 수도권 경쟁력 강화로 기울게 되었다. 지난 2월, 문재인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도 용인에 조성하기 위해 수도권 규제 완화에 착수했다. 문재인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수도권 규제 완화를 감행할 신호탄이 아닌지 우려한다.
강력한 수도권 집중 완화, 지역 균형 발전, 자립적 지역경제 형성을 위해 사고의 전환이 절박한 시점이다.
필자는 수도권의 대학을 줄이는 것이 지금의 대안이라 생각한다. 수도권 대학에 더 이상의 투자와 양적 규모 확대를 멈추고, 지방 대학의 질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 답이다. 대학과 교육의 분산은 혁신도시나 기업분산책보다 더한 가능성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버드대학이 있는 곳은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다. 케임브리지시의 인구는 10만명이다. 영국 의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는 런던에 있지 않다. 프린스턴, 예일, 스탠퍼드 역시 대도시가 아닌 환경 좋은 중소도시에 있다. “인서울” 스카이캐슬은 수도권 집중을 낳는 또하나의 블랙홀이다.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부산사람들의 좌절과 기대의 역사에는 ‘경제적 효율’의 잣대로 가늠할 수 없는 기준이 있다. “와 안대노?! 와!!“하는 대거리에 깔려있는 것은 부산시민의 역린이다. 이 역린은 또한 한반도의 지도를 다시 그려놓을 출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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