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산의 지역화폐를 생각한다.

정부주도 하의 지역화폐 성공할 것인가?

우리가 다녀온 런던과 브리스톨은 지역에서 민간이 주도(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한 지역공동체운동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세계 여러 곳에서 펼쳐지는 지역화폐 운동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명 pay 열풍”으로 얘기되는 지역화폐는 중앙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을 뒷받침하여 각 지역의 자치정부는 지역화폐 운영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센티브지원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와 중소상공인등의 보호를 목적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인천은 이러한 정부주도의 정책이 성공한 것으로 자체평가하고 있다. 초기의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주도의 지역화폐 운동이 성공하여 안정적으로 정 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아직 장담하기 이른 것 같다. 이전 사례에서 보았듯이 민간주도의 자생적 흐름은 묻혀 버릴 수 있고, 관주도하에 성장한 조직과 체계는 지원비가 끊기자 곧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화폐를 새로이 도입하는 부산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지역화폐를 어떻게 활성화하여 목적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와 초기의 전폭적 지원하에 체계를 구축하고, 지원 없이 독립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이다. 이러한 전략적 고민이 타당한 것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브리스톨에서 추진단 내에서 이슈 되었던 “Values change money”vs “money change Values”에 대해서 다시 고민해 본다.
추진단은 도입초기 폭발적인 성과(가입회원과 발행액과 거래량)를 보여준 인천시 서구의 지역화폐 ‘서로e음’의 추진과정, 성과, 향후 비전과 계획을 듣고 추진단의 고민을 정리하고자 한다.

인천시 지역화폐 ‘인천e음’의 사례

1. 독특한 지역화폐 결제시스템

선(先)인센티브 지급
인천시 지역화폐는 ‘인천e음’은 다른 지역의 지역화폐와 다른 지급결제 유형으로 시작하였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선(先)인센티브 지급이 아닌, 캐시백을 특징으로 한다. 즉 사용자가 지 역화폐를 충전하고 사용할 때마다 캐시백을 지급함으로써 후(後)지급된 캐시백은 다시 ‘e음카 드’의 사용을 유인한다. 사용자에게 단발성이 아닌 반복적으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이는 ‘인천e음카드’운용의 장기지속할 수 있는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제 로 작용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추진단이 만난 인천 연수구청의 지역화폐 담당자는 연수 구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횟수보다 ‘e음카드’ 사용포인트를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에 깔린 앱을 더 많이 접속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플랫폼에 다양한 혜택 추가
인천e음의 또 다른 특징은 ▲인천e음 플랫폼에 다양한 혜택을 추가하여 사용자와 공급자에
여러 가지 편익을 주고 있다. 가령 인천시 소공인 전용판매몰, 소상공인 배달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 인천시민들이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공유경제 몰을 얹어 인천 시민 모두가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었다. 인천e음 필랫폼을 통한 모든 서비스 는 e음카드로 거래가 가능하고, 수수료 또한 무료이다. ‘인천e음카드’가 전통적 지역화폐 운동 정신인 ‘지역공동체강화’와 가장 맞닿아 있고, 동시에 사용자(개인 및 사업자)에 경제적 편익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카드 단말기가 있으면 어디든 사용 가능함
마지막으로 ‘인천e음카드’는 ▲카드단말기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사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용자편의성을 높이고 초기 폐쇄적 가맹점을 모집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지역화폐의 도입 초기 전략으로 선택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제로페이와의 차이점
정부의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 된 제로페이와 인천e음은 ‘소상 공인을 위한 정책’이란 점만 동일할 뿐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인천e음’은 지역화 폐의 한 유형인 ‘전자상품권’이며, ‘제로페이’는 송금앱으로서 모바일지급결제수단에 불과하다 는 것이다.

2. 지방정부의 도입과 확산을 위한 노력

인천시의 지역화폐 도입에 있어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은 자치정부의 노력과 애정이다. 인천시 서구청에 방문하여 담당자에게 받았던 명함은 서구의 지역화폐인 ‘서로e음’이었다. 자치 단체가 지역화폐에 대해서 얼마나 중요한 사업으로 생각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를 단적 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인천시 역시 지방정부주도의(관주도) 지역화폐 도입의 특성을 가지지만 인천시 서구의 경우 도입과정에 민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민관의 협력을 통한 강력한 추진이 서구의 특성이라고 하였다. 인천시 서구는 2019년 4월 명예홍보대사를 위촉하였고, 민관이 함께 선거홍보캠페인을 하는 것처럼 구의 구석구석을 찾아가며 홍보캠페인을 하였고, 관내단체 217개와 홍보협약을 체결하는 노력을 하였다. 그리고 토론회등을 거쳐 5월 2일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로e음’ 발행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인천 연수구의 경우는 서구와 조금 다른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연수동의 먹자골목 일대에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런칭기념 코스프레 페스티벌을 열어 축제와 함께 지역화폐를 홍보하고 등록과 발행, 그리고 사용하는 행사를 열었다. 당담자의 말에 의하면 당일 행사에 참여하여 가입한 사용자만 2만명에 이른다고 하였다. 이러한 연수구의 행사는 대전 대덕구의 ‘대덕e로움’ 지역화폐 런칭 행사로 이어져 맥주축제와 함께 진행되었다.

3. 넓은 통화사용공간과 사용처

인천시 지역화폐는 사실상 인천시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이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하더라도 해당구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타구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하거나, 지역의 몰을 제작하고 운영하면서 지역의 특색있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연수구의 경우는 발행 시작했던 7월 한달 간 연수구내에서 사용하는 경우 5%의 추가인센티브를 제공하여 11%의 캐시백을 제공하였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하여 카드수수료 전액지급하고 온 ̇오프라인 마케팅지원 등이 이루어졌다.

인천시 서구의 경우 서구내에서 사용하는 경우 초기 4%의 추가지원을 하였고(총지원 인센티브 10% = 중앙정부 4%+인천시 2% + 서구 4%), 현재는 7%로 조정하여 인센티브지원은 감소하였지만 이른바 “시즌2”를 추진하면서 플랫폼의 역할을 강화(‘혜택플러스 가맹점 확보’, ‘서구 특별상품관 구축’)하는 한편 지속적 발전을 위해 ‘기부기능추가’, ‘지역축제와 연계’, ‘소상공인중심의 가맹점 조정’, ‘정책수당의 연계’, ‘빅데이터분석과 설문조사(앱활용)등을 통한 지역 경제효과분석’등 초기 붐업을 통해 지금은 지역화폐 본연의 목적을 강화(지역공동체 강화와 소상공인 매출증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은 기초자치단체의 추가할인등의 제도적 지원이 광역단위의 통화공간일 때 발생할 수 있는 ‘쏠림현상’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서구에서 발행되었던 지역화폐의 00%가 서구에서 사용되었다고 하고, 연수구에서 발행되었던 지역화폐의 00%가 연수구에서 사용되었다고 한다. ‘쏠림현상’ 극복은 비교연구등 좀 더 정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예산대비 효과성도 살펴보아야 한다.
인천e음은 사용처가 제한되어 있다. 일반백화점, 자사카드발행 백화점, 대형할인점, 상품권, 국산신차 판매점, 중고차자동차 판매점, 수입 자동자 판매점, 중고자동차위탁판매점은 사용할 수 없으며, 서구의 경우 추가적으로 카지노, 유흥주점, 단람주점 등이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의 지역화폐 사용처가 연매출 10억원 이하로 하는 것에 비하면 사용범위가 넓다. 인 천e음이 일관되게 사용편익에 중심을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화폐의 취지와 목적이 공정한 기회부여라고 할 때 넓은 사용범위는 이를 해소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령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지역화폐 사용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액 제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인천e음은 최초에는 사용액 제한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폭발적인 사용에 따라 행정적 지원이 지역화폐를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사람에게 지원되는 “빈익빈 부익부”의 문제가 제기 되어 사용한도를 100만원으로 줄였다.

4. 인천e음의 성과와 경제적 효과

인천시에 따르면, 2019년 9월 현재 인천e음카드 가입자는 85만명, 8696억원이 발행돼 사용된다고 한다. 인천시민 4명중 1명 이상이 인천e음카드 가입자이다. 15세이상 경제활동 인구로 비교하면 더 놀랍다. 인천e음카드 발행 총액은 전국 130여개 지자체가 발행한 지역화폐 총액보다 많다고 한다. 경기도의 발행액은 올해 7월말 기준 2243억원으로 인천의 30% 수준에 불과 하며 인천시 서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폭발적인 인천e음의 반응은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였다. 소상공인 의 매출증대와 지역경제활성화등 경제적효과를 실질적으로 가져왔는지 여부에 대해서 현재 연구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서구의 지방소득세 증가는 전년 동월대비 하여 17.5%가 증가19) 하였 다고 하며, 발행전보다 18% 매출이 늘었고, 결재의 80%가 서로e음카드라는 상인의 인터뷰 화면에서도 보았듯이 직관적으로도 경제적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맘카페등에서 좋은 호응은 ‘인천e음’의 확대와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소비를 이끌어 내는 것 같았다.

시사점 그리고 부산시 지역화폐의 기본방향

이용자수 확대와 지역화폐 사용 활성화가 핵심
부산시 지역화폐를 올바르게 도입하고 정착시키기 위한 고민은 영국의 런던과 브리스톨, 그리고 인천을 돌아 다시 부산으로 향했다. 지역화폐의 성공은 무엇보다 이용자수를 확대하고 지역 화폐의 사용을 활성화하는 것에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영국 브리스톨의 경우는 너무도 적은 거래액 규모와 2000명에 불과한 사용자수는 지역경제에 영향을 주기에도 미약하며, 지역선순환 경제구축을 위한 공급망구축도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주었고, 인천은 강력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으로 이용자수의 확대와 놀라운 거래규모를 기록하였지만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현금을 보유하지 못한 취약계층에게 도달하지 못해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고 이는 인센티브 등 지원이 충분히 제공되지 못할 때 지역화폐 사용률이 현저히 줄어들어 수 있기에 인천의 성공을 성공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브리스톨이 사용자 특히 비즈니스멤버들이 지역화폐를 통해 경제적 편익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해 집중하는 것과 인천이 높은 인센티브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역플랫폼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 자 유로운 기부등 ‘시즌2’를 준비하는 것은 시작하는 배경은 달라도 그 방향은 다르지 않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부산시 지역화폐의 기본방향
부산시의회는 지역경제 활력제고와 지역공동체 복원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논의 해왔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 그리고 부산시와 함께 추진본부를 구성하여 부산형 지역화폐 방향을 논의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경제 선순환 체계 구축 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발행과 연계하고 1회적 상품권유통의 한계를 벗어나 지역승수효과를 위해 재유통 모델(B2B거래) 도입하고, 부산의 풍부한 관광자원과 축제등과 결합한 관광상품권 개발, 네거티브 사용처 규제등 사용자 편익을 중심으로 한다. ▲두번째는 지역공동체 강화를 위해 지역상품 구매를 유도하고, 지역사회 기부 및 봉사활동과 연계하는 등 지역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역화폐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계하고 구군단위가 이러한 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자치단체 간 협력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화폐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직가맹점 확보하여 수수료 절감 및 공익에 배치되지 않는 수익사업을 발굴하고 빅데이터 확보로 시책수립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중소상공인의 비중이 매우 높고 경기불황은 누구보다 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지역화폐는 소상공인의 비중이 높을수록 그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부산시가 비록 다른 시도에 비해 늦게 출발하였지만 타시도의 여러 사례들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제공되는 이점도 있다. 굳이 실패한 사례를 답습할 이유는 없다. 부산시가 부산시민들과 충 분히 공감하고 열정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당부하며, 부산시의회가 지역화폐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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