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선생의 옛그림이야기

一犬吠, 二犬吠, 萬犬從此.
一犬吠 呼童出門看, 月掛梧桐第一枝.
개 한 마리가 짖으면, 두 마리가 짖고, 만 마리가 따라한다.
한 마리가 짖길래, 아이 불러 문밖에 가서 보라 하니,
달이 오동나무 제일 첫 가지에 매달려있다 하네.


도둑을 보고 짖어야 할 멍청한 개가 달 보고 짖는다는 이야기다.
출처는 왕부(王符, 83~170)의 잠부론(潛夫論)이다.


一犬吠形, 百犬吠聲, 一人傳虛, 萬人傳實.
개 한 마리가 짖는 그림자를 보고 백 마리 개가 따라 짖는다.
한 사람이 전한 거짓을 듣고 만 사람이 진짜라 한다.


요새 버전으로 바꾸면 이렇게 되겠다. 한 놈의 기레기가 거짓을 전하면, 백 놈의 기레기가 따라 떠들고, 그것이 진짜처럼 돌아다닌다. 아니다. 일 개검사가 거짓정보를 흘리면 백 마리의 기레기가 따라 짖고, 온갖 돌대가리들이 덩달아 맞다고 떠든다. 우리나라는 언론이 정말 문제다.


그림을 그린 긍재(兢齋) 김득신(金得臣, 1754~1822)은 김홍도의 영향을 많이 받은 화가로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과 더불어 조선 3대 풍속화가로 일컬어지는데, 4대에 걸쳐 20명의 도화서(圖畫署) 화원을 배출한 가문의 출신이다.


‘긍재(兢齋)’란 호는 ‘전전긍긍(戰戰兢兢)’이란 말에서 나왔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이다. ‘전전(戰戰)’은 몹시 두려워 벌벌 떠는 모양이고, ‘긍긍(兢兢)’은 몸을 움츠리고 조심하는 모양을 말한다. 서주(西周) 말엽에 군주가 법도를 무시하고 정치를 하자 신하가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여 바른 말은 못하고 그냥 한탄만 한 것을 표현한 것이다.


“맨손으로는 호랑이를 잡을 수 없고, 걸어서는 황하를 건널 수 없네,
사람들은 한 가지만 알고 있으나,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모르네.
언제나 벌벌 떨고 웅크리면서, 깊은 못가에 있는 것 같고,
마치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하네.” (주)


주: 시경(詩經)의 소아편(小雅篇) 소민(小旻)
不敢暴虎, 不敢馮河, 人知其一, 莫知其他,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


● 그림 설명 : 긍재(兢齋) 김득신(金得臣), 출문간월도(出門看月圖).
지본담채 (紙本淡彩). 25.3 x 22.8 cm 개인소장.


안국진 (월간 바다낚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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